물난리가 가져다 준 선물,솥으로 만든 그릴에 지글지글... 신나라 요리

 

 

지글지글 고기가 구워집니다.
평범한 고기판 같지만 피와 눈물로 만들어졌다지요.
이렇게 석쇠에 고기가 구워지기까지는 우리집 두 남자의 체면이 걸린 중대한 일이라  길고도 긴 시간을 기다려야 했어요.

밝음이와 저는 마당에서 모른척 야구를 하며 불이 피워지길 기다렸어요.
"고모!! 우린 언제쯤 고기를 먹을 수 있을까?"
"밝음아!! 할아버지와 아빠를 믿어 보자."
"너는 지금 발레 말고 야구를 하렴.."



부엌에선 불이 피워졌다는 소릴 기다리고 있었지요..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슬슬 한,두명씩 부엌을 들락거리며 차려진  접시에 눈독을 드리고..
오이 한 개,배춧잎 한 조각이라도 집어 들고 줄행랑을 칩니다.
삼겹살을 먹을려고 특별한 반찬을 준비 하지 않아서 반,드,시 불을 피워 고기를 먹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고기 굽자"소리가 들립니다.
'"야호..야호..야호.."
.
.
.
.
.
근데 왠 솥?
깔깔깔깔..낄낄,깔낄.낄낄깔깔.....
솥에서 타오르고 있는 숯불!!
이 솥에서 고기를 굽는다고..?



솥에서 타고 있는 불을 보며 다들 난리가 났습니다.
"왠 솥이야?.왠 솥..?"
웃기도 해야지,얼른 고기도 구워서 먹어야지...
조금만 조금만 기다린 시간은 이미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구..
그렇기 때문에 다들 배가 고픈 상태라 일 초라도 빨리 고기를 구워서 먹어야 했어요.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가 도착...
순간 위,아래도 없습니다.
먼저 먹는 사람이 임자!!




이렇게 겹겹이 쌓인 고기를 보면 얼마나 맘들이 급했는지 아시겠죠.
불맛이 뭔지..?


솥을 어떻게 그릴로 만들었을까요?
요즘엔 고기용 숯이 이렇게 예전 번개탄처럼 나오더라구요.
피우기도 쉽고 괜찮터라구요.

어떻게 만들었을까?
중간에 망을 하나 깔고..
그 망 위에 숯을 올려 불을 피우고  그리고 그 위에 직접 석쇠를 올리면 고기가 쉽게 타니까  불조절을 위해
집게를 한 번 더 올려 높이 조절을 한 후 석쇠에 고기를 굽습니다.

이런 모습이예요.
맛은 확실히 불맛이 나서 맛있긴 하지만 처음 기다리는 시간은 꽤 길더군요.




"시장이 반찬." 완전공감
오랜시간 기달려서 먹게 된 삼겹살구이..
솥에다 구워서 더 맛있지는 않았을 터...
웃기면서도 어느 때보다 맛있게 고기 잘 구워 먹고 남은 불엔 군밤,군고구마도 해 먹었다지요.


우리나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요.
"불난 끝은 있어도 물난 끝은 없다."
나면 타다 남은 물건이라도 있으나
수재()를 당하여 씻겨 내려가 버리면 아무것남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죠.

저희집이 올해 물난리 때 싹쓸이를 당했네요.
없어진 물건 중엔 여름이면  마당에서 고기 구울 때 쓰던 기구와 참숯이 포함되어 있구요..
없어졌지만 모두들 불맛을 본 터라 "후라이팬에 구운 삼겹살은 맛이 없다."라며 숯불,숯불 외치고..
우리집 두 남자는 여론 때문에 고기 구울 도구(?) 찾아 삼만리..끙-.-

"앗!! 솥이다."
근데 이게 어떻게 우리집까지..?
"시어머니 아세요?"
"몰라,며느리 너는 아느뇨 누구네 솥인지?"
올해 물난리가 우리집에 가져다 준 유일한 선물,솥!!
누구네 집도 이 솥을 애타게 찾고 계실지 모르겠네요.
이 솥은 저희집에서 잘 쓰고 있으니 너무 속상해 하지 마시고
저희집에서 쓰던 고기 굽는 도구들 잘 써 주세요.
식구들에게 사랑 많이 받았던 도구거든요.
우리집에 새로운 식구 솥 그릴
생각보다 성능이 괜찮아서 내년 여름 기대가 됩니다.ㅋ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덧글

  • 홍홍양 2011/10/25 17:34 # 답글

    정겨운 분위기랄까, 그런 거 때문에 미소짓게 되네요.

    야구방망이 들고 발레?하는 조카분도 참 귀여워요.^^ 군밤 군고구마 정말 맛나겠네요.
  • 손사장 2011/10/26 11:23 #

    그냥 사는 거 남들도 다 똑같은 거 같아요.
    울고,웃고.....

    저희집도 말도 지긋지긋하게 잘 듣는 우리 맑음이 때문에 웃고 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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