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나가사키짬뽕,떡볶이에서 내 나이를 알았다. 소박한 요리

"하얀국물"붐 때문에 꼬꼬면에 이어 나가사키짬뽕까지 유명세를 타고 있죠.
나가사키짬뽕 좋아하시나요?

저는 한국에서 생활 할 때도 인스턴트 라면 중독자였구 일본에서도 라면을 자주 먹었었는데요..
미소,간장,소금, 국물이 진한 라면까지 다 맛있게 잘 먹는데 유독 나가사키짬뽕은 입맛에 잘 안 맞았어요.
그 이유는 저는 닭냄새를 무척 싫어하는데 미묘하게 나는 닭 냄새 때문에  싫터라구요.
그래서 유독 나가사키짬뽕은 라면에서 제외가 됐었는데  한국에 오니  "하얀국물 나가사키 짬뽕"이 유행을 하더군요.

건대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가 나가사키 짬뽕 맛을 보게 됐는데요..
일본에서 제가 맛 봤던  나가사키 짬뽕과는 조금 틀리더군요.
제가 맛 봤던 짬뽕은 국물도 진하구 재료가 엄청 많이 들어있었어요.
(가게마다 틀리겠지만 제가 맛 봤던 나가사키 짬뽕은 그랬어요.)
돼지고기,해산물,숙주,양배추,꽃어묵,죽봉어묵,피망 등등 약간 잡탕 느낌이 났었거든요.
"푸짐해서 먹음직스럽다."란 생각보다 "어수선하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요란스러웠었어요.
근데 건대에서 맛 본 짬뽕은 이랬어요.




가게는 대학가답게 실내도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에 밥 먹기엔 좋은 분위기였어요.
메뉴도 대학생들이 맛있게 먹기에 좋은 면과 덮밥이었구요.
친구는 뽀얀 국물의 나가사키짬뽕을 저는 혹시 모를 닭냄새 때문에 500원이 더 비싼 빨간 국물 나가사키짬뽕을 주문 했어요.
주문을 하니 오도독 다꽝이랑 생부추에 양념장이 끼얹은 부추 찬이 나오더군요.





친구가 주문한 뽀얀국물의 짬뽕이 나왔어요.
들어갈 건 다 들어갔는데 푸짐하지는 않았어요.
일단 가격이 5,500원으로 다른 가게에 비해 저렴하니까 들어가는 재료도 차이는 있겠죠.
그래도 야채를 구워서 불냄새도 나고 양도 너무 많지 않게 적당하더군요.
면발도 괜찮구요...
근데 잘 섞어서 국물 맛을 보고 정말 저는 깜짝 놀랐어요.
조미료 맛이 얼마나 강한지..
제 입맛을 의심하게 되더군요.보통 중국집에서 먹는 짬뽕의 조미료맛과는 또 틀렸어요.
다시 한 번 밑에까지 잘 저어서 맛을 봤는데..
처음 맛 본 것과 변함이 없더라구요.
저만 조미료 맛을 강하게 느꼈던 건 아니구 같이 간 친구도 그렇게 느끼더군요.



저는 매운맛의 짬뽕을 주문했는데..
재료나 맛은 다 똑같은데 조미료 맛이 매운맛에 조금 가려져서 덜 느껴지더군요.
근데 역시나 조미료 맛 때문에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은 아니더군요.
다른 건 다 괜찮았는데 조미료 맛이 너무 인상적(?)이니 누구에게 추천을 하긴 좀 그렇터라구요.
여튼 저와 제 친구 입맛엔 조미료 맛이 너무 강하게 남아서 다시 먹고 싶지는 않터라구요.


친구랑 둘이 생각했어요.
대학가,20대 학생들은 다들 맛있게 먹는데 우린 조미료 맛에 너무 과민한 걸 보니..
역시 우린 요즘 애들 입맛은 아닌가보다." 생각 되더군요.
"아..이제 우린 더 이상 요즘 애들 입맛이 아니다."
가게에 손님이 그 시간대에 그 정도 있다면 식사 시간대면 엄청 많다는걸텐데..
그렇담 대부분 20대인 손님들 입맛엔 착착 감기는 맛있는 맛이라는건데...
역시 우리와는 너무 틀린 입맛이더군요.

먹고 나왔는데  너무 입안도 속도 깔끔하지 않아서 친구가 포장마차의 매콤한 떡볶이로
입가심을 하자고 하더군요.
색깔 좋은 떡볶이 국물을 보기만 했는데도 개운해지는 느낌이더라구요.



주문한 떡볶이를 꼬지에 찍어 씹으니 떡은 쫄깃한데..
상상초월 달더군요.
제가 지금껏 먹어 본 달달,매콤한 떡볶이 중에서도 젤로 단맛이 강했어요.
단맛의 정도가 꿀처럼 달았어요.
"우린 진짜 요즘 애들 입맛 아니구나.진짜루..."
짬뽕을 먹고 난 후 느꼈던  세대차이 입맛보다 떡볶이에서는 더 강하게 느끼겠더라구요.
서민 음식이라는 떡볶이까지도  대학가의 맛은 이렇게 틀리니...-.-
대학생들에게 " 음식이 너무 달지 않나요?"이렇게 물어보면..?
"다라서 마싯져요?"쩝쩝...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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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구 가끔 피끓는 대학생들의 발랄함과 그들이 먹는 음식이 그리워서
일부러 가서 맛도 보고 그랬었는데...
이젠 그들이 좋아하는 맛과 너무 달라진 제 입맛에서 부인 할 수 없는 나이를 느낍니다.
"니끼해서 마싯져요."
"다라서 마싯져요."

"나도나도 조미료의 느끼한 맛,설탕의 단맛 디게디게 좋아해."라며
제 입맛을 숨기고 20대의 입맛에 맞춰 먹고 살아야 하나? 그들과 달라진 입맛에서 거리감을 느끼고 왔네요.


덧글

  • HODU 2012/02/02 12:08 # 답글

    풋 아아니 웃을수없는 주제인데 웬지 웃겨요... 저도 비슷한 나이인지라...ㅠㅠ
    제가 가장 크게 느낀건 단팥호빵인데요. 어릴땐 진짜 싫어했는데... 좋아하게되더라구용.
    비스켓두요! 전엔 봉지과자만 좋아했는데 이젠 상자과자가 더좋고...ㅠㅠ

    너무 단건 먹다가 짜증나구요! ㅠㅠ
    소세지, 햄 이런거 안좋아하게 되었구요...ㅠㅠ

    하아... 나이를 먹긴했나봐요 ㅋㅋㅋ
  • 손사장 2012/02/03 21:52 #

    정말 나이 먹으니 입맛이 많이 바뀌더군요.
    어릴 적ㅋㅋ 20대 시절 맛있게 먹었던 모든 음식의 맛이 맛있게 안 먹히고 생각도 안나요.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저는 여전히 단음식이 싫다는 거..
    이것도 다음 달 쯤에 바뀌면 어째요?-.-
  • i_jin 2012/02/02 21:33 # 답글

    ㅎㅎㅎㅎ 자취하면서 인스턴트에 길들여지고 사제음식에 길들여졌던 제 입맛도 -_- 애기 낳고 키우다보니 순해져서; 지금은 간이 조금이라도 짜면 잘 못먹습니다. 맵고 짠거 킬러였는데, 이젠 들어가지도 소화되지도 않아요 ㅠ,ㅠ ㅋ 몸은 그래서 좀 더 건강해진건지.. 엄마라서 강해진건지.. 처녀적보다 아픈 횟수가 눈에 띄게 줄었어요 ㅋ
  • 손사장 2012/02/03 21:51 #

    저는 맵고,짠 음식이 그렇게 싫터니 일본에서 생활 하고 돌아오니 맵고,짠 음식만 맛있다고 느껴집니다.
    저도 얼른(얼른 해도 한참 늦었지만)시집가서 아이를 낳지 않는 한 맵고,짠 음식에 대한 기호는 못 바꿀 듯 해요.
    이게 인이 박혔다고 하는 그 "인"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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