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맛을 보니 파김치 맛이 나더라구요.
2009년에 마지막으로 파김치를 담궈봤으니 3년 여 만에 담궈보는 파김치네요.
파김치가 먹고 싶어서 담궜던 건 아니고요, 파김치를 담군 동기?가 있어요.

저녁에 퇴근하면서 마트엘 들렀는데 그날은 정말 사고 싶은 게 없더라구요.
(저는 새로운 제품에 관심이 많아 특별히 필요한 게 없어도 마트에 자주 가고
그래서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사는 나쁜 버릇이 있어요.)
그래서 그냥 사과만 사갖고 나오는데..
마침 쪽파가 있던 곳을 지다가던 아주머니가 두 분이 서로 이렇게 얘길 하시더라구요.
"저 쪽파 파김치 담그면 맛있는 파다." "작아서 맵지도 않고 말야..."
"그래,그렇네.근데 저걸 누가 까냐..? "
.
.
.
사실 저는 저런 파로 파김치를 담그면 맛이 있는지 어쩐지 모르죠
근데 그렇게 얘기 하시는 소릴 들었으니 저도 솔깃해서 4단을 샀지요.4단, 단이 작아요.
사와서 보니 겉에도 작은데 속은 작아도 너무 작더라구요.
"내가 이걸 왜 샀을까? 왜?왜?" 이틀 동안 퇴근하고 들어와서 울면서 깠어요.
파가 작아도 엄청 맵더라구요.

"다시는 쪽파 사지 않겠다." 다짐을 수십 번 하고...
파김치를 담궜지요.
쪽파는 깨끗하게 씻은 후 물기를 최대한 제거.
물기를 뺄 땐 파의 흰쪽 부분을 밑으로 가게 해 둔 후 물기를 빼면 된다.
파김치 양념으론..?
고춧가루,다진마늘,액젓,설탕을 넣고 미리 양념을 해서 고춧가루 양념을 불려준다.
파를 씻어 물기가 빠지는 동안 양념을 해서 불려주면 됩니다.
(여기까지는 여기저기 기웃거려서 알아낸 파김치 정보..)


그 위에 씻은 쪽파를 반대쪽으로 올린 후 흰부분쪽에 다시 양념을 발라 줍니다.
그럼 지그재그로 흰부분과 줄기쪽이 겹치면서 양념이 들게 됩니다.
.
.
.
.
.
이렇게 울면서 파김치를 담궜더니 부엌도 엉망 집에서 파냄새가 진동.
힘겹게 담근 파김치가 맛을 보니 파김치 맛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파김치 때문에 고구마를 샀어요.
고구마랑 파김치랑 먹으니 먹을만 해서 그 다음날엔 더 맛있게 파김치를 먹기위해....?

막걸리 한 병을 샀어요.
고구마랑 어울리는 술(?)이 막걸리 아닐까 싶어
막걸리 한 병을 사서는 찐고구,파김치 세트로 먹고 혼자 주정 좀 하다가 쿨쿨..
.
.
.
.
낼름낼름 얻어만 먹던 파김치,이렇게 담그는 게 힘든지 몰랐어요.
"내 다시 파김치를 담그면 성을 발씨로 바꿀테다."소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파김치 담그는 거 번거롭더군요.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덧글
김치는 무엇으로 담구던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는 것 같아요. 저도 늘 얻어만 먹고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데.
언젠간 엄마의 비법을 배워와야겠지요. ㅎㅎ
엄마께 엄마표 김치가 젤 맛있다고 애교 부리고 얻어 먹을 수 있을 때까지 얻어 먹는 거 권해 드려요.ㅋ
왠지 뿌듯하네요.
대신 엄마에겐 화장품을 나눔해드렸지요. 헤헤
파김치 좋아해서 엄마에게 해달라고 조르는데.... 으헝 파하나 까드리지못하고 해달라고만해서 급죄송해졌습니다.
쌀 때 사서 보내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