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녀의 계절밥상(16)-도루묵조림,살보다 알

저는 강원도에  놀러다니며 뒤늦게 맛을 알게 된 생선 요리가 세 가지 있어요.
1.곰치국!!
 흐물흐물한 뭔가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던,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넘어간 건 뭐지? "
처음엔 궁금,나중엔 걱정까지 하게 했던 곰치국과의 첫 만남,지금은 없어서 못먹는 흐물이 곰치국♥
2.물회!!
회랑 야채를 무침한 건 그렇다고쳐도 거기에 물을 넣고 밥과 면을 말아먹는 물회의 첫만남은 정말 아니어도 너무 아니었었어요. "이걸 먹으라고..?"
"설마 강원도엔 회가 많으니까 멍멍이도 밥을 회로 먹는 건 아니겠지?" 이런 생각까지 했었는데
지금은 없어서 못먹는 물회사♥!!
3.도루묵조림!!
배만 빵빵한 멸치보다 좀 더 큰 물고기에시뻘건 양념을 범벅 해서는 끓여 먹으라고 주는데..
도대체 저 빵빵한 비비탄 같은 알? "이걸 먹으라고...?"
처음 맛보는 사람들은 마치 플라스틱 비비탄을 숨기고 있는 물고기 같아 보이시겠지만
톡톡 터지는 도루묵의 알이 또 별미거든요.
 
이렇게 첫 만남은 별로여도 너무 별로였던 것들이었는데 이젠 강원도에 가면 세 가지 중 한 가지는 반드시 먹고 옵니다.
 
강원도에 가지 않고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는 도루묵,요즘이 제철이래요.
 
 알이 꽉찬 볼록한 배를 하고 있는 도루묵!!
우리에겐 "말짱 도루묵"이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뒤집어 쓴 억울한 생선이잖아요.
은어란 그럴싸한 이름에서 다시 묵이란 "도루묵"으로 바뀌었는데 은어란 그럴싸한 이름이 아니더라도 누가 뭐래도 저에게 도루묵은 참 맛있는 생선임에 틀림없네요.

알이 이렇게 꽉 찼더라구요.

크기는 그닥 크지 않은데 알이 꽉 찬 3마리와 알이 없는 3마리 총 마리 3천 원!!

이젠 도루묵까지도 3천 원에 사먹을 수 있게 됐네요.

좋아해야할지? 어떨지?



손질도 쉬워요.

거친 비늘도 없고,억센 꼬리나 지느러미가 없어서 굳이 잘라내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물에 잘 씻어만 줄 뿐...

(꼬리,지느러미,알을 제외한 내장정리는 굳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밑에 큼직하게 썰은 무를 깔고 그 위에 잘 씻은 도루묵을 얹은 후...


양념장을 끼얹고 물을 자작하게 넣고 끓이면 됩니다.


도루묵은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적고 기름기가 없어서

크게 비린내 잡는 양념은 생략하셔도 괜찮아요.

보통의 생선조림양념 그대로...

고춧가루2T,간장2T(액젓도 약간 넣었어요),다진마늘1t(다지지 않은 마늘도 10쪽 정도 넣었어요.)설탕 1t,후추,파,양파,청양고추....

딴 생각하다가 저는 얼떨껼에 깨,소,금!!을 넣었는데요..

깨소금은 생략하세요. 뭔 생각에 깨소금을 이리 넣었는지 원....

양념을 끼얹고 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이면 됩니다.

지글지글,보글보글...

뚜껑 덮어 국물을 조리면서 중간중간에 국물을 끼얹어 가며 익혀주면 됩니다.



중간중간에 국물을 끼얹어 가며 조림을 하면 이렇게 됩니다.


입을 쩍 벌리고 고춧가루물에 범벅이 된 상태가 조금은 불,쌍 합니다만...

이걸 보면서도 침이 꼴깍꼴깍 바쁘게 넘어 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톡톡한 알이 터지고...


겨울!!

마트에 가면 여느 계절처럼 새로운 먹거리 가득합니다.

물 좋은 도루묵이 보이길래 도루묵 한 팩, 달달한 겨울무 ,무를 샀으니 물파래무침도 해먹을 겸 샀고

색깔 좋은 애호박도 하나 사다가 된장찌개 끓이고 전도 해 먹고...

내가 너무도 좋아하는 순두부도 2개씩이나 욕심내서 사고...

무슨 생각으로 샀는지 모르나 커도 너무 큰 우유도 사고....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와 도루묵은 바로 조림해서 저녁으로 먹었지요.




도루묵은 조림,구이,탕으로 먹을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도루묵은 살이 많아서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은 아니거든요.

도루묵은 살보다 알에 매력이 있으니  알 보시고  애들 장난감 총알  먹는 거 같아 하지 마시고

톡톡 씹히는 도루묵의 알맛을 느껴 보세요.

처음엔 저도 알의 맛을 몰라  살만 먹고 알은 그대로 다 버렸었어요.

아직 도루묵이 처음이시라면요, 되도록 큼직한 도루묵을 사셔서 도루묵의

야들야들한 살맛을 먼저 보세요.그리고 난 후 알맛에도 빠져보세요.

알이 꽉 찬 도루묵,지금이 제철이랍니다.



덧글

  • 애쉬 2013/12/15 20:10 # 답글

    도루묵 홍보대사로 임명합니다. ~ ㅎㅎㅎ
    알 씹는 질감이 유명한 생선인데... 숫컷을 골라 살 맛에 탐닉하는 선수(?)님들도 있다고 하시네요
    일본의 동북 지방에선 간장과 설탕으로 조려내는 요리나 가츠오부시+다시마 육수에 간장, 청주간으로 전골을 끓여내 드시기도 하신다네요.
  • 손사장 2013/12/19 20:50 #

    도루묵 홍보대사,그런것 좀 시켜줬음 좋겠네요.
    어디에 소리 지르면 시켜줄까요?ㅋㅋ

    저도 유학시절 먹어봤는데 그땐 먹을만 하던데 한국에 오니 그렇게 조림하니 맛이 없더라구요.
    도루묵인데도 말이죠.
  • 애쉬 2013/12/19 21:03 #

    그 레시피 실패작들은...대개 설탕이 적어서 그렇게 된다고 하더란 이야긴 들었습니다.^^;;

    뭐 한국식으로 맛나게 조려먹으면 아쉬울일이야 없습니다만 ㅎㅎㅎ
  • 쿠켕 2013/12/16 10:18 # 답글

    알속에 점액질이 좀 거시기 해서 살을 주로 즐기는 1人 입니다.
    맛깔나게 잘 만드셨네요!
  • 손사장 2013/12/19 20:47 #

    저도 처음엔 그것 때문에 싫턴데 그것도 맛있어 지더라구요.

    쿠켕님 빛나는 사진은 가끔 잘 보고 있습니다.
  • HODU 2013/12/16 17:37 # 답글

    도루묵 그렇게 맛있다는데 저는 아직 시도를 못해봤어요
    사진만 봐도 침넘어가네요 +_+
  • 손사장 2013/12/19 20:47 #

    안녕하셨어요?
    잘 지내시죠? 아드님이 총각이 됐던데...많이 슬프시겠어요.ㅋ

    도루묵이 그렇게 맛없다는 사람도 있으니 주의하세요.ㅋㅋㅋ
  • HODU 2013/12/20 09:50 #

    출근할때 가끔 소풍가는 중학생들이 옹기종기모여 낮은목소리로 와글와글떠들어대면 그게 참 서글프데요..ㅋㅋㅋㅋㅋ (벌써부터 주책입니다)
  • 밥과술 2013/12/20 17:10 # 답글

    제 고향의 명물 도루묵이군요. 전 앉은자리에서 열마리 이상 먹습니다~^^ (자랑이 아닌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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