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정 지난 지 한 달여..
그러니 갈비찜을 먹은지도 한 달여...
그렇담 이맘때쯤이면 갈비찜 한 번 먹어줘야 하지 않을까?
구정 때 엄마집에 가서 소갈비찜을 보고 활짝 핀 얼굴의 웃음을 감추지 못해서인지
엄마가 자꾸 갈비찜 뚝배기를 제 쪽으로 밀어주셔서 민망,난감해서 혼났거든요.
민망,난감함에도 소 한마리의 갈비는 다 뜯어 먹고 온 듯 했었는데 역시 시간이 지나니 갈비찜 생각이 또 나더라.
아시죠? 세수하기는 귀찮아도 먹고 살겠다고 꼼지락거리는 건 절대로 귀찮아 하지 않는다는 걸...
어찌어찌하다보니 돼지 한 마리가 지금 집에 다 있어요.
바베큐립 원플러스 하길래 두 봉 가져다 한 봉 먹고 한 봉 남겼는데 마트에 갔더니 돈등뼈 세일을 또 거하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돈등뼈도 샀지요.
오늘쯤 돈등뼈를 해서 먹을려고 했는데 어제 꽤 절단 좋은 돼지갈비가 보여서 또 그걸 샀다는 거 아니겠어요.
제가 그닥 계획성이 있고 정신정리 잘하고 사는 타입이 아니라 매사에 즉흥적이긴한데
이렇게 한꺼번에 다 모아놓을 줄이야...
저도 오늘 보고 음찔했어요.이걸 다 어찌 먹누..
감자탕은 지난 주에 친구들과 먹었으니 오늘은 갈비찜으로..
갈비 손질법
1.갈비는 찬물에 30여분 담가 핏물을 빼고 건져 놓는다.
2.갈비는 뼈대가 있는 두툼한 건 칼집을 3번 정도 넣고 덩어리 고기는 포를 떠서 얇게 만든다.
양념하기
돼지갈비 900g,당근(소)1개,무 10cm 2토막,양파(소) 1개,떡국용 떡 10개
양념간장:진간장 4T,올리고당2T 다진마늘2 t ,참기름1t,후추1t,물 1 1/2 C,대파 한 뿌리,생강(생강차)1T를 넣고
1,2시간 여 재워 놓는다.
보통 갈비찜은 갈비의 핏물을 뺀 후 데쳐내는데 오늘은 그냥 양념했던 걸 그대로 물을 넣고 끓이면서
위에 뜨는 거품을 거둬냈어요.
국물이 끓으면 중간에 열어 간을 확인하고 익음 정도를 확인 한 후...
색깔도 나고 뼈대에서 고기가 깨끗하게 떼어지면 이때 큼직하게 썰은 무와 당근,양파를 넣고...
무가 투명해 질때까지 더 끓여준다.
무가 투명해지면 떡국용 떡을 넣고 떡이 익을 때까지만 더 익혀준다.
떡이 익으면 청양고추 3개(씨도 함께 송송 썰어서....)와 대파를 넣고 마무리한다.
혼자서 먹겠다고 갈비찜을 하고...
혼자 대견스럽다(?)라며 칭찬해 주고 언제적 먹다남은 와인인지도 한 잔 홀짝하며..
원래 갈비찜 하기 전 시나리오는...?
고기 좀 먹고 그 국물에 김가루 넣고 밥을 꼬슬하게 볶아서 먹을려고 했는데..
너무 양이 많아서 고기랑 좋아하는 당근만 골라 먹고 볶음밥은 내일로...
내일은 감자탕을 끓여야 하는데....???
색깔이 먹음직스럽게 잘 나왔지요?
흑설탕을,커피를,캬라멜을 쓰지 않고 간장으로만 색을 냈음에도...
사실 이게 좀 짭짜름 했어요.
처음에 4T간장에 물을 넣고 조림을 하다보니 국물이 많아서 그런가 조금 싱거운 거 같아서
간장 1T정도를 더 넣었더니 조금 짭짜름 하더라구요.
그래서 떡을 넣었다는...
당면도 있으니 다시 먹을 땐 당면을 좀 넣을까? 생각 중..
보통은 매운 갈비찜 할 때 고추장,고춧가루,마른 건고추를 넣고 빨간색 매운 갈비찜을 하기도 하잖아요.
근데요, 간장 갈비찜을 한 후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으면 매콤하니 색깔도 좋고
냄새까지 확 잡아주니 꽤 괜찮터라구요.
돼지갈비 900g이 14,000원 정도로 가격은 괜찮지만 양이 너무 많으니
갈비찜이 먹고 싶다면 친구초대해서 한 번 거하게 대접하세요.
이렇게 하면 소갈비 못지않게 맛있어요.
갈비찜에 된장찌개 하나 끓이고 봄동겉절이(굴 넣으면 더더더더 맛있겠죠?),맥주만 준비하면
너무 근사한 저녁이 되겠죠?
이렇게 맛있게 될 줄 알았음 저도 옆집 사는 늙은처녀귀신.2 초대 할 껄 그랬어요.
누가 이렇게 비쥬얼 좋고 맛도 좋은 돼지갈비찜이 될 줄 알았남....
맘을 좀 곱고,넓게 쓰고 살아야겠다는 교훈까지 얻은 돼지갈비찜 되시겠습니다.
덧글
갈비찜은 손이많이가서 저는 웬만하면 안하는건데요 이 사진을보니 슬금슬금 '나도?' 라는생각이 떠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