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녀의 계절밥상(봄)-만두피로 만든 수제비, 비 오는 날 최고의 메뉴 재활용 요리

기분 좋게 내리는 봄비

비가 오는 날 생각나는 음식 뭐가 있을까요?


1. 지글지글 넉넉한 기름에 노릇하게 구워진 부침개


2. 뜨끈한 국물에 허옇게 띄워진 수제비


3. 송송 썬 신김치 국물에 넣고 끓인 투박한 손칼국수


날씨는 특히 비는 "뭘 먹을까?" 란 고민에 살짝 답을 주잖아요.


"비가 온다, 그러면 기름 아니면 밀가루"

기름은 며칠 전 양파 튀김으로 실컷 보충했으니 밀가루에 양보하는 걸로..



빗소리 들으니 뜨끈한 국물에 띄워진 허연 밀가루 반죽 수제비가 그리워

국물 거리를 찾아보니 꽃게가 있더군요.

(꽃게에 꽂혀서 지금까지 10마리 넘게 꽃게를 먹어 치우고 남았던 그 꽃게)

꽃게로 국물을 냈으니 맛은 있을 텐데

수제비가 먹고는 싶어도 손에 반죽을 묻히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손에 묻는 건 씻으면 되는데 저는 워낙 요리를 지저분 너저분하게 하는 스타일이라

뒷감당이 좀 걱정스러웠어요.

(벌려놓은 거 밥 배부르게 먹고 치울 때 꼭 신경질 한바탕 하거든요.

배불러 졸려운데 치우려면 꼭 그래요. 그러면서도 지저분 한 건 또 싫어하는 웃긴 여자라서..)



1.된장국물을 끓입니다.

된장과 쌈장을 2:1로 섞고 표고버섯,양파를 넣고 국물을 만듭니다.

(쌈장을 넣으면 어떨까 호기심? 에 넣어봤는데 다음엔 된장만..

쌈장은 쌈 먹을 때만...)




2.꽃게는 정확히 먹는 부분과 먹지 말아야 할 부분을 몰라 일단 깨끗하게 씻기만 한 후

한 마리는 대충 잘라 넣고 나머지 한 마리는 그냥 통째로 된장국물에 넣고 끓였어요.


수제비, 제가 누굽니까?

잔머리 하면 누구 못지 않는 제가 귀찮은 수제비를 직접 반죽해서 뜨겠습니까?

이런 요령을 또 피워보는 거죠.



만두 한번 만들어 보겠다고 작년에 사다가 냉동고에 보관만 잘하고 있던 만두피 발견했어요.
너무 오래도 됐고 요즘 제 상태로 봐서는 유통기한 안에 만두피를 써먹는 건 가능성이 없기에 대신 이걸로
수제비를 떠서 넣기로 했어요.

수제비를 해 먹겠다고 제가 일부러 만두피를 부서뜨린 건 아니고 오래 보관해서 그런가 반죽이 부서졌더라고요


부서진 만두피, 좋아요.아주 좋아요.

보글보글 끓는 된장국물에 만두피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넣고..



왕만두 피라서 1/4 크기 정도 등분하면 될 듯해요.


피가 얇고 국물에 꽃게는 미리 넣어 다 익었으니 만두피는 오래 끓이지 않아도 됩니다.



만두피가 투명하게 익으면 간을 보고 청양고추,미나리 정도 넣고 마무리합니다.

(만두피를 보여 드리려고 국물을 적게 담았어요.)


 

과식하는 원인
1. 음식이 맛있어서....
2. 음식을 너무 많이 해서.....
3. 버리기 아까워서.....
4. 음식물 쓰레기봉투가 없어서....
5. 음식이 맛있는데 양이 너무 적으면 싫어서 일단 많이...
.
.
저는 위 5가지 이유에서 과식을 또 하게 됐어요.

남은 수제비 국물은 다음 날 덮밥으로..
수제비는 불어서 맛은 없었지만, 게로 끓인 국물은 역시나 근사하더군요.
 
만두피로 만든 수제비, 분명한 건 직접 밀가루 반죽을 해서 손으로 뜯어 넣고 끓인 수제비만큼 쫄깃한 건 없어요.
하지만 오버 쿡 하지 않으면 그럭저럭 탄력이 약하지만 "수제비다." 생각하고 먹을 수는 있어요.
저처럼 지저분, 너저분하게 요리하시는 자취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수제비랍니다. 수제비가 먹고 싶은데 귀찮을 때 후다닥으론 괜찮아요.
다음엔 왕 만두피로 칼국수도 해서 먹어 볼까 생각 중입니다. 그때 또 만두피 칼국수로 뵙죠.

덧글

  • 홍홍양 2014/05/12 10:06 # 답글

    하하... 부서진 만두피 수제비 기발한데요.
    저는 어제 저녁으로 들깨버섯탕면을 해먹었어요. 마침 쌀국수가 있어서요.
    비오는 날엔 역시 뜨끈한 국물에 면/수제비나 고소한 부침개가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
  • 손사장 2014/05/18 23:02 #

    있으니까 해봤는데, 아쉬운 대로 괜찮았어요.

    들깨와 버섯....너무 잘 어울려요.
    고소한 맛에 쫄깃한 식감까지요..

    비가 오지 않아도 오늘 같은 날 보글보글 김치찌개 좀 누가 끓여줬음 좋겠네요.
  • HODU 2014/05/12 10:49 # 답글

    흐읍 맛있겠어요 얄부리한 수제비 엄청 좋아하는데..
    저는 추운날 비가오거나 감기가 오거나 하면 김치랑 콩나물넣은 갱시기를 끓이는데요
    거기 수제비넣으면 참말로 맛있거든요
    이젠 저도 만두피 사다 넣는걸로 후후
  • 손사장 2014/05/18 23:01 #

    아쉬운 대로 만두피 수제비도 괜찮아요.

    콩나물김치국 좋지요. 갱시기? 죽인가요?

    누가 뭐만 말하면 다 먹고 싶으니 말이죠.

    지금 10시만 같아도 콩나물 사러 갈 거 같아요.
  • 너저분하지 않아요 2014/05/21 03:40 # 삭제 답글

    번드레한데 막상 먹어보면 맛대가리도 없는 수제비 칼국수 전문 식당밥보다
    맛있을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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