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올해 7월까지 한 짓 중에 젤 울트라 캡숑 짜증스러운 일이다.
수박 3통, 약 20kg을 1시간 걸려 들고만오면 내 고통(?)은 끝 행복이 시작될 줄 알았는데 내려놓자마자 많은 고난이 달라붙었다.
우선 냉장고에 들어가지 못했던 수박을 며칠째 보고 있으니 슬슬 화도 나고..
그래서 여기저기 전화로 수박을 준다고 해도 왜 그리 수박이 인기가 없는지..
"가지러 와." 하니 인기가 더 없나 보다 싶어 "손수 집에까지 가져다 드릴게요"라고 해도 영 반응이 없다.
내가 이런 상태임에도 가져다준다고 했는데도...

미련곰퉁이 수박 3통 들고 온 날, 그날 양치질도 못 할 만큼 손이 떨려서 가글로 대신했고
양팔은 밤새 아팠고 그 다음 날 아침에도 점심에도 저녁에도 아팠다.
결국 4천 원짜리 파스를 사다가 붙이는 걸로...
그다지 곱게 자라지도 고운 환경에서 자라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무거운 짐을 들어 볼 일이 없어서 팔이 아마도 놀란(?) 모양이다.
많이 아팠다.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냉장고 혜택 못 받고 있는 수박 한 통을 넣어보겠다고 아침에 일어나면 먹고 저녁에 들어오면 또 먹고...
빨리 한 통을 비워야 밖에 있는 뒹구는 수박을 넣을 수 있기에 부지런히 먹었다. (뜨거운 밖에 며칠째 놔뒀으니 은근 신경이 쓰였다.)
이번 주 내내 나는 수박을 먹어야만 하는 숙제를 했다.
저녁에 먹고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갈기갈기 수박 껍질 채를 쳐서 넣고 가져다 버리고..

그 다음 날 눈 뜨면 먹고 저녁에 집에 오면 또 먹고 그리고 수박껍질 잘라서 봉투에 넣고 버리고 하루 마무리..
어릴 적 생각이 나서 수저로 퍼서 먹어도 봤지만, 너무 많은 수박은 금방 질렸다.

정말 팔이 너무 아파서 나중엔 막 화가 났다.
"내가 미쳤지...미쳤어....미치지 않고서야...." (소용없었다. 화를 낸다고...)
밥을 먹겠다고 숟가락을 들면 덜덜덜 떨리고...
국물이라도 떠서 먹으려면 국물이 출렁출렁,넘실넘실 바닥으로 흐르고..
며칠동안 외식은 계속 됐다는..
(동태눈깔은 그 전에 써놨던 거 복사,붙이기만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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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저녁쯤부터 파스 덕분에 나아져서 오늘 저녁으로 계란말이씩이나 해서 먹었다.
참 밥상이 시시해 보이지만 이 계란말이가 그래도 공이 꽤 많이 들어간 계란말이 되시겠다.
내 두 팔의 소중함을 수박 3통 들고 온 후에 알게 될 줄이야...
소중한 내 두 팔, 아끼고 사랑해야겠다.



덧글
다른 분들도 냉동실에 얼리라고 하는데 냉동실 역시 여유가 없어서 말이죠.
절대로 다시 이런 무식한 선택은 하지 않는 게 정답인 거 같습니다.
다음에 또 하게 되면 팔 병신이 될지도 몰라요.ㅋㅋ(웃을 일은 아닌데..)
저 계란말이 간장 넣고 한 건데 맛이 괜찮더라고요. 다음에 알려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