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녀의 계절밥상(여름)-파김치, 누가 담가도 파김치 소박한 요리

옆집에 사는 늙은 처녀 귀신,2 때문인지? 덕택인지? 하여튼 이 더운 삼복더위에 파김치를 새벽 1시까지

담가서 저도 오랜만에 파김치 맛을 보게 됐네요.

( "고맙다, 친구야!!" 라고 해야 하는 것인지?)


" 냄새나는 매운 파김치를 무슨 맛으로 먹어? " 라는 사람도 분명 있지만

" 냄새가 나고 매운 파김치라서 맛있어." 라며 먹는 사람도 분명 있거든요.

저는 후자의 경우로 그래서 파김치를 맛있게 먹는 사람입니다.


알맞게 잘 익은 파김치와 묵은지(양념 씻어서 )

고등어 된장마요구이,(오른쪽 밥 뒷줄)장조림,천도복숭아로 차린 주말 밥상이네요.


" 자. 냄새나고 매운 파김치를 누가 먹어?" 라고 하셨던 분들

모이세요.

일단 스스로 담가 보시고 맛으로 다시 판단해 주세요.
파김치가 그래도 김치 중에선 젤 쉽고 실패율이 가장 낮으니 도전해 보심이


잔파 2단

파의 종이 다른 것인지? 아님 지금 가뭄과 시기가 그래서 그런 것인지

파의 머리가 작고 길쭉하며 얇아요.

보통은 흰 부분 머리가 크고 길이가 조금 짧으면서 통통하고 진한 녹색인데

제가 산 쪽파는 이래요.

(친구가 이렇게 생긴 쪽파라고 파의 조건을 얘기해줘서 골라서 사긴 했어요.)


 

머리를 자르고 겉껍질을 벗기고 누런 잎은 정리해서 다듬고

(비싸도 껍질 깐 파를 사려고 했는데 없더라고요. 비싸도 껍질 벗긴 파를 권해드려요.

파 껍질 까다가 포기하기 쉽거든요.)

물에 잘 씻어서 머리를 밑으로 해서 물기를 뺐어요.)


양념해봅니다.

밀가루,찹쌀풀을 넣으시는 분도 계신 데요, 저는 그냥 기본만 넣었어요.

액젓에 파를 절였다가 그 국물로 양념하는 방법도 있긴 하던데 저는 가장 편한 방법으로 했어요.


파 2단,액젓 140ml,(갈아 국물로 만든) 새우젓국 2T,다진마늘 5알,설탕 3T,고춧가루 200ml(한 컵)

약간의 물 (물보다는 풀이 더 좋을 듯하긴 한데..)

양념을 잘 섞어 고춧가루가 부드럽게 양념에 불도록 30여 분 둔 후



파의 머리부분부터 양념을 나눠 바르면 됩니다.

 

 

이렇게 양념 한편에 뉘어 놓고 위생장갑을 끼고 양념을 조금 손에 쥐고 슬슬 발라주면 됩니다.


 

양념을 골고루 잘 바른 후

파를 10-15개 정도 한 묶음을 만드는데요..



길이를 맞춘 후 푸른 잎 부분을 줄기 쪽으로 말아주면 됩니다.


 

돌돌 말은 양념 바른 파를 통에 꼭꼭 담아주면 됩니다.



새벽 1시에 담그고 실온에 나뒀다가 아침 8시에 냉장고에 넣었거든요.

저는 익은 파김치는 별로라서 안 익혔는데 너무 안 익어서

나중에 다시 반나절 정도밖에 놔뒀다가 냉장고에 다시 넣었어요.


쉽죠. 그런데요 위에 제가 넣은 양념은 간이 좀 짜더라고요.

아마도 새우젓국이 많이 짜던데 그래서 그랬던 거 같아요.

친구가 짠 거 싫다고 했는데 짰어요. 조큼..


 
파감치가 있는데 무슨 걱정이겠어요.
카레라이스랑 먹는 파김치가 또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가깝게 살고 있는 늙은 처녀 귀신,2가 언젠가부터 파김치 노래를 합니다.
평상시에도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자주  제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그건 저에게
해달라고 하는 거거든요.
파김치가 덥지 않은 날도 번거로운데 이렇게 더운 날 냉큼 후딱 해줄 수 있는
그런 건 아니잖아요.
더구나 저는 아직 김치는 잘 못 하거든요.
파김치 노래를 하도 해서 제가 사 먹으라고 버럭 거렸더니
"사서 먹었는데 너무 짜고 매워서 맛이 없어.." 라며
말꼬리를 흐리길래 더 힘껏 버럭 했지요.
"엄마한테 해달라고 해."
"엄마가 하늘나라에 계신 데 어찌해달라고 하냐..."
(갑자기 한동안 정전이 된 분위기)........그.........래...어....어..........아....음.......으....음.......
친구의 엄마는 친구가 어릴 적(정확한 나이는 모르겠는데 ) 돌아가셨거든요.
모르고 있던 거 아니고 저도 모르게 자꾸 파김치 타령을 하니까 생각 없이 말이 튀어나왔던거죠.
그렇게 말하고 제가 너무 놀랐어요.
이 실수,이 미안함을 어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고 친구도 아무렇지 않은 듯 헤어졌는데
저는 너무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
그래서 바로 파김치를 담그게 됐다는..
새벽 1시에 파김치를 다 담그고 문자를 보냈죠.
" 고객님!! 원하시는 파김치 담가놨어요.
집으로 보내드릴까요?"
" 네,네...."  라고 대답이 와서 어느 때보다 정말 기뻤어요.
"미안하다 친구야!!"
 
이렇게 해서 파김치를 담그게 됐다는 얘깁니다. 


덧글

  • 소원 2014/07/21 21:18 # 답글

    아 이래서 파김치를...의도치 않은 말실수가 되어버려서 깜짝 놀라셨겠어요.

    그래도 고객님은 만족하셨겠죠 ㅎㅎ
  • 손사장 2014/07/22 22:19 #

    고객님이 대만족하셨음 좋았을텐데..
    짜다고..짜다고 성질 부리고 가져갔어요.

    미친 고객님이셨죠.ㅋ
  • 군밤 2014/07/21 23:06 # 답글

    그래도 그냥 넘어갈 수 있는일이었을텐데 친구분 생각하는 마음이 엄지척입니다!
    정말 의도치않은 파김치지만 친구분은 기쁘셨을거같아요 :)
  • 손사장 2014/07/22 22:18 #

    친구가 짜다고 막 뭐라 했어요.
    그래서 백 만원 안 받는 걸로 했어요.ㅋ
  • 어떤날 2014/07/22 21:02 # 답글

    저는카레에 솔지..(남쪽지방에선 부추김치를 이렇게 불러요.. )에 먹는 거 좋아해요. 아님...달래무침에 ㅎ 파김치에도 먹어보고 싶네요~아~~~생각하니깐 입안에 침고이네요 ㅎㅎ
  • 손사장 2014/07/22 22:17 #

    부추는 부르는 이름이 많군요. 경상도가 고향인 친구는 "정구지"라 하던데..
    솔지...이름 예쁘네요.

    카레랑 파김치랑 먹는것도 맛있어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