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정해주지 않았으면 저는 디게디게 근사한 음식을 해 갈 수 있었는데 못내 아쉬웠어요.
거기다 잡채만으로도 급실망스러웠었는데 쥔장의 덧붙임말에 더 실망스러웠어요.
"잡채를 사람들이 그닥 좋아하지는 않은데 그래도 없으면 허전하고 뭔가 부족해 보이잖아..
그러니 그건 네가 해 오는 걸로.."
"내가 니들이 집에서 해먹는 길쭉하고 질긴 시금치 넣은 그런 잡채를 해 갈까 같으냐..?"라며
의기양양 "우엉색동잡채"란 거창한 이름의 잡채를 해서 갔는데..?
밤새 색깔 좋게 조림한 우엉은 빼 먹고 파프리카만 잔뜩 넣은 정신 산만한 잡채를 갖고 갔다는..
아.....................슬픈 잡채 사연, 우엉은 이제 내 식탁에선 없는 걸로..
여기에 짭쪼름하게 조린 우엉이 들어가면 맛있거든요.

도루묵 조림을 해서 잡채와 함께 저녁을..
잡채는 결국 도루묵조림에 당당히 밀리고...

거의 그대로 남은 말만 예쁜 색동잡채..
색동잡채도 식으니 미모는 죽고...
더이상 맛있을리는 없고..
그런 잡채를 그냥 먹을 수는 없고..

잡채 덮밥이 아닌 잡채 볶음밥을 했어요.
찬밥을 볶고...
거기에 먹다남은 잡채를 넣고..

간은 매콤한 굴소스로...

계란후라이 하나 척 올려주면 여느 집 볶음밥 부럽지 않아요.

먹다 남은 잡채로는 어떤 방법으로 해서 먹어도 맛이 없잖아요.
그걸 때는 이렇게 덮밥이 아닌 볶음밥을 해서 먹는 게 맛있어요.
매콤한 굴소스를 넣어서 느끼함도 덜하고 잡채밥보다 훨씬 괜찮아요.

호떡, 뭐니뭐니해도 지금,요즘 먹어야 하잖아요.
달달한 설탕이 들어있는 호떡..
저처럼 이 달달함 때문에 호떡 싫어하는 사람이 저말고 많이 있었으면....-.-"
이 달달함도 호떡이니까 맛있게 먹을 수는 있는데 또 먹고,자꾸 먹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저는 마침 남은 잡채가 있어서 잡채 호떡을 해봤어요.

녹차 호떡 믹스를 설명서 대로 반죽한 후..
먹다 남은 잡채를 듬뿍 넣고..
(따로 양념을 한 건 없어요.)

잘 여며서 넉넉한 기름에 노릇하게 지짐해 줍니다.
(마른 김으로 김놀이도 좀 했어요.)

보통의 호떡과 똑같은데 속재료만 바꿨어요.
노릇하게 구워 잘라보면 이래요.
당면 보이시죠?

달달한 설탕 대신 먹다 남은 잡채를 넣은 "잡채호떡"
이 잡채 호떡도 잡채가 남았을 때 활용하시면 색다른 잡채를 맛보실 수 있어요.
잡채,잡채볶음밥....그리고 잡채 호떡까지..
잡채 한 번 잘못해서 남은 잡채 처리까지 해야 하는 숙제를 했다지요.
그런데 이렇게 호떡까지 해서 먹으니 이런 숙제도 괜찮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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