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소박이와 파김치, 옷보다 봄김치 소박한 요리

작년 봄, 그러니까 2014년 봄에 나는 도대체 뭘 입고 살았는지?
옷장은 미어터지는데 막상 골라보면  마땅히 입을 옷이 없다. 사실 이 고민은 올봄에만 하는 건 아니고 매년, 4계절 내내 하기는 한다만 유독 올봄은 입을 옷이 없다.

봄이 짧다고는 해도 그럭저럭 입고 보틸만한 옷이 없어 작정하고 옷을 사러 나가봤다.
도대체 지금의 내 나이에 맞는 옷은 어디에 가면 산더미처럼 있는거며 나는 어느 코너에 가서 내 옷을 사야하는 건지..
아무리 다리품을 팔아봐도 없다. 그만 돌아섰다. 나이들면 당 떨어진다고 하더니 나도 그게 어떤 느낌인지 왔다. 그래도 하루종일 다리품을 팔은 건 아까워 빈손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쇼핑백 대신 깜장 비닐봉투라도 들고 들어가야 멋진 여자지...-.-" 못난 여자같으니라구..


"그래, 옷보다 김치" 나도 예쁜 옷은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한다만 다음 기회에.. 힘들다.


김치도 여러번 담가보니 당연 엄마맛이 나는 그런 고급진 김치는 아니어도 김치스러운 맛이 이제는 난다.
아무리 이렇게저렇게 이만큼저만큼 넣고 이래저래해야 한다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들어도  알아먹지 못하니..
그냥 여러번 해보고 내 맘대로 담그는 김치가 제일 쉽다.
내 김치, 나만 맛있으면 oK!!

김치용 파도 내가 완전히 원했던 그런 파는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은 파를 싸게 구입했다.


10번쯤 담갔던 파김치, 어쩜 그리 재주가 좋은지 10번 다 너무 짰다. 재주는 재주다. 10번을 다 짜게 간을 맞췄으니 말이다.
이번 파김치는 짜지않다.

파김치, 이렇게 저렇게 담가도 중간은 한다.
그 중간 맛은 볶음밥이나 돼지고기볶음에 안성맞춤이니 걱정은 안한다.
그렇게도 맛이 없을 정도면 헹궈서 들기름에 푹 볶아먹으면 되니까..


오이소박이, 이게 또 이맘때쯤 먹으면 특별히 더 맛있다.
마침 새싹이 돋아 온통 연두색월드가 될무렵, 요맘때 아삭아삭 오이의 단국물을 즐기는 게 특별하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속을 가르고 소금에 절이고 물에 가볍게 헹궈 물기를 뺀다.

역시나 오이소박이도 짜게 담근 기억이 있어 간에 주의했는데 다행히 절임도 속도 짜지않게 잘 됐다.
고춧가루를 아낀 부추소 무침을 젓가락으로 오이 속에 찔러 넣으면 끝..

오이 6개로 담근 오이소박이가 이만큼이다. 가격은 6개/2천 원, 가격 좋다.

파김치와 다르게 맛이 없는 오이소박이는 정말 방법이 없다.
눈물을 머금고 버리는 수밖에..
그래도 무르지 않으면 오이지처럼이라도 먹을텐데 무르기까지하면..악....아.....아깝다.


남은 부추소와 갈라진 오이는 섞어서 오이부추무침도 했다.


한나절 지나 오이소박이를 파김치보다 먼저 맛확인을 해보니 짜지않고 아삭아삭하다.
일단 반은 성공이다.
저렇게 한강처럼 생긴 물, 나는 이 국물도 사랑한다.

옷과 바꾼 오이소박이와 파김치
뿌듯은 하다만 나 참 못난 여자다. 못난...



아직도 파김치 양념에 따로 파를 넣어야하나? 안 넣어도 될까? 고민을 하고..
배 가른 오이 뱃속에도 소금을 칠까? 말까? 나름 고심 하지만
그럭저럭 먹을만한 김치스러운 맛은 난다.

날이 밝으면 오이소박이와 밥을 알차게 먹고 샤방샤방한 봄옷을 사러 또 나가봐야겠다.
부디 쇼핑백 대신 깜장 비닐봉투를 들고 들어오는 못난 여자는 다시 되지 않기를.........




덧글

  • 포도죠아 2015/04/12 19:39 # 삭제 답글

    김치 담그는 여자분..
    너무 멋져요^^
  • 손사장 2015/04/13 08:07 #

    제대로 맛을 낼 줄 알면 더 멋진 여자일텐데..ㅋ 아쉽네요.

    백 번쯤 더 담가보면 제대로 맛 좀 날까요?
  • 포도죠아 2015/04/13 20:04 # 삭제

    ㅋㅋ사진으로는 제대로 맛나보이는데요~
    여튼 저도 자취하는지라 님글 잘보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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