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은 말이지..?![]()
"똑 떨어지게 생긴 장미꽃이 아닌 그냥 길에 핀 들꽃있잖아...

그 들꽃의 모가지를 뚝 끊어 근사하지 않게 생긴 막(?)병에 꽂아 식탁위에 올려 놓고 밥을 먹는거다."
이 말에 늙,처2는 반응이 없다. 어이없어하는 웃음도 없다.
"못들었어?"
"아님, 노망이라 들었어?"
"아....아....아니 들었는데 로망치고는 너무 싸구려스러워서....?"

그렇다. 난 이 싸구려 로망을 20년 동안 못 이루고 살고 있었다. 20년 동안..
들에 핀 들꽃 꽂아 놓고 밥 먹는 게 뭐 어렵다고.......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오래...

들어오는 길, 보도블럭틈에 끼어 삐뚤빼뚤하게 자라는 노란꽃이 보인다.
"그래 오늘 나의 싸구려 로망을 이뤄보는 거야.."
나의 로망 그대로 꽃의 모가지를 잘라서 아무 병에다가 꽂아 불금 저녁상에 올려 놓았다.

두구두구....
나의 싸구려 로망이 20년 만에 이뤄진 날!!

사실 이 밥상은 꽃이 없었어도 맛있을 조합이긴 하다만...
오랜만에 보는 꼬불꼬불한 면발과 MSG맛 풍만한 얼큰한 부대찌개,그리고 엊그제 담근 풋내 나는 열무김치와
매실고추장장아찌까지..
아...20년 미뤄온 들꽃 꽂고 제대로 밥 먹어본다.
나, 이뤘다고..나의 로망 이뤘어..로망이 이루어졌다고..
나,지금, 이렇게나 많이 행복해도 될까?
저녁내내 막 이렇게 "개방정"이 아닌 "깨방정" 떨어봤다.
즐거운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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