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자취녀도 자란다. 소박한 요리

이런 게 "굿 타이밍"이라고 말하기엔 슬픈데....
엄마에게 당연하게 얻어 먹던 "김치"를 "이제 내가 담가 먹어야지" 하던 즈음 엄마와 말다툼으로 서먹해졌다.
처음부터 김치를 거절했던 건 아니고 "고춧가루"등등의 얻어 먹던 것부터 거절했다.
엄마가 무척 속상해 하신다는 얘기는 동생에게 들었는데 나는 아직까지 거절상태다.
그러니 어쩌랴, 김치는 물론  "고춧가루"도 없으니 사다가 먹는 수밖에...


나 혼자 먹겠다고 대충 끓여 먹던 끼니 해결용 밥이야 그럭저럭 지금껏 해먹고 살았다만 김치는 정말 답이 없다.
그렇다고 사먹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 가격면에서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어쩌다 가끔 담가 결국 김치찌개용으로 마무리 하던 그동안의 김치들, 나아지겠지 했던 김치솜씨는 여전히 그렇다.

통배추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적당량의 소금을 치고, 적당히 절인 후..

엄마의 그 맛있는 김치의 레시피는 이렇다.

적당한, 적당량, 적당히..


마치 미쿡 사는 친구가 담근 김치처럼 생뚱맞은 적양파도 넣고..
(이렇게 보여도 들어갈 건 다 들어갔다.흰양파가 없어서 더 비싼 적양파를 넣었다만 안 넣는 게 나을뻔...)

"맵지않게...."가 이 배추김치의 관전 포인트다..ㅋ

너무 오랜만에 본 겉절이에 바로 밥 한그릇 뚝딱..
보기에도 맛없는 음식은  솔직하다.
그래도 금방 무친 김치와의 밥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 다음 저녁때는 알탕 수제비에 곁들여서 알탕보다 더 맛있게 먹었다.


그렇게 2주가 흘러 어설프게 담근 김치가 국물만 남은 어제...
부추김치를 담기로 했다. 배추보다 간단하니..
처음은 아니다만  역시 엄마의 맛은 부재중이다.


 적당한 크기로 자른 후 깨끗하게 여러번 씻고..



그 아쉬운 대로 먹고 있는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을 넣고..


숨 죽지 않게 살살 버무렸다.

무쳐서 맛을 보니 부추맛이 난다.
바로 밥솥째 꺼내놓고 ...

남은 부추로는 부추전도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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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뿐 아니라 여러차례 김치를 담갔지만 분명한 건 엄마의 김치맛은 전혀 없다.
"보기보다 맛있다."란 음식도 가끔은 있었는데
김치는 솔직하다. 보이는 맛 그대로다.
그래도 이제 간은 맞춘다. 그럼 맛있는 김치 조건 중 하나는 됐다 싶다.
이렇게 나 자취녀도 자랐다. 김치의 간을 맞출 수 있을 만큼..

올 가을엔 고추를 말려 고춧가루 만들기에 도전해 보려한다.
그럼 나 자취녀는 더 자라겠지?



덧글

  • 2015/08/29 17:46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8/30 19:4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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