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셨습니까?" (저는 안녕 못해요...)
"김장은 하셨고요?" (김장도 못했어요..)
1년치 일을 11월,12월 두 달 동안 다 하는 거 처럼 엄청 정신없는 요즘이거든요.
덕분에 11월의 가을도 12월의 첫눈도 몰랐어요.
대신 옆집 사는 늙처 때문이 아닌 이번엔 덕분에 "제철 굴"을 맛보게 됐네요.

탱글탱글하니 잘 생겼죠?
하지만 석화도 아니거니와 보기보다 아주 진한 굴맛이 아쉽더라고요.
보기 좋은 굴, 맛은 없더랏
늙처 미안쏠..
옆집 늙처가 "맛있는 녀석들" 굴 먹는 거 보고 참을 수 없다며
우리도 그들이 그렇게나 칭찬하는 굴 좀 먹어보자며 잔뜩 사온 건데..
저는 왜 석화가 아니냐며..... 석화로 바꿔 오라고 안 좋은 척 큰소리를 쳐봤죠.

우리는 그저 초장에나 찍어 먹었던 생굴을 녀석들은 이런 것들로 색다르게 즐기더라고요.
1.핫소스(스위트 칠리)
2.(왼쪽) 파인애플
3.새우젓
4.편마늘
5.레몬(레몬이 없어 얼린 라임으로 대신)
5.초장
저희는 석화가 아니라 봄동으로 굴 껍질을 대신 했어요.

지금까지 생굴을 가장 평범하면서도 맛있게 먹었던 초장에 콕 찍어
특별하진 않지만 무난하게 시작을 했어요.

지금부터가 그 녀석들의 굴 맛있게 먹는 방법입니다.
1.새우젓
이렇게 오래오래 묵은 새우젓은 아니었는데 저는 묵은 새우젓밖에 없어서
청양고추와 갖은 양념을 했어요.
생굴과 함께 먹으니 약간 짠맛(묵어서 짜요.)이 있으면서 청양고추 때문에 매콤함이 있어 무난했어요.

2. 핫소스/레몬즙을 곁들여 먹는다.
두둥, 핫소스 등장
핫소스에 레몬즙을 곁들여 먹더니 맛 본 녀석들이 모두 감탄합니다.
이거 의외로 괜찮다며....
우리 입맛엔 맵고 셔...

3.파인애플
단맛이 나는 굴도 괜찮다는데....?
단맛이 나는 굴은 색다르긴 하지만 제 입맛에 괜찮은 ,맛있는 맛은 아니었어요.
늙처의 반응도 그닥..

4.파인애플,핫소스,레몬즙, 마늘이 합체된 맛
"쟤네들은 돼지라서 뭐든 다 맛있다고 한다. 내가 확실히 평가 하겠다." 먼저 맛을 본 녀석들의 반응에
마지막으로 맛을 본 녀석도 맛있다고 인정하더군요.
서둘러 늙처와 저도 파인애플, 핫소스 듬뿍, 라임 쭈욱 짜서 큰 기대를 하고 먹었는데...?
둘다 서로 윙크를 하며 입으로 품었어요. (뿜은 거 아니고요..)
달고,시고 ,맵고.......
굴맛은 없었어요.
이국적이다? 이국적인 맛이긴 했어요.

녀석들이 맛있다며 쓸어 넘기던 굴은 저희 둘다의 입맛에는 초장만 못했어요.
결국 밥과 함께 봄동,파김치를 싸서 우리만의 굴 꿀맛을 봤네요.

우리 입맛에 제일 잘 맞는 양념으로 배부르게 먹고 남은 건
남은 재료 전부 털어넣고 겉절이로 ...
그래도 남은 건 어리굴전 비스무레한 젓갈로..
이게 과연 맛있을까요? (실컷 먹고도 어리굴젓을 담글만큼 많이도 사왔는데.흑흑...)

세상 맛없는 게 없는 옆집 사는 늙처, 그녀의 입에서 "맛없다."란 소리 20년만에 처음 들어봤어요.
저는 워낙 시큼하고 매운 맛을 좋아하지 않아 핫소스와 레몬즙이 별로였다고 하지만
친구는 너무 의외였던 맛이었나 봅니다.
황금같은 일요일 저녁으로 맛있는 녀석들과 함께 맛있게 마무리 하려고 했는데 둘다 입맛이
후져서 그런가 초장에 찍은 굴맛이 최고라며 아쉬워 했어요.



덧글
보는 제가 다 안타깝습니다. ;ㅁ;
그녀석들처럼 맛있다 하는 그런 조합은 아니었어요.
좀 덜 맛있는 건 솔직하게 표현해주면 더 신뢰가 갈 거 같아요.
생굴 주먹만한 양이 오천원이라니...
이날 친구는 2만 몇 천 원어치라 하던데 양이 꽤 많아서 질리게 먹었어요. 당분간 굴 생각은 안 날듯...
사실 이 굴은 생긴 건 멀쩡한데 그 맛있는 굴맛은 없었어요.그래도 넉넉하게 먹기는 했어요.
저는 맛있게먹었는데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