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천 원 한장으로 살 수 있는 먹거리로 뭐가 있을까? 있기나 할까?
있다. 우리 동네에서는 항상은 아닌데 가끔 천 원에 순두부 3봉을 살 수 있다.
바로 그 순두부 3봉을 사다가 한봉은 고추기름 만들어 얼큰하게 먹고
나머지 한 봉은 맑은 국물에 청양고추를 넣고
살짝 매콤한 포인트맛만 주고 하얗게 끓여봤다.

바지락에서만 이렇게 근사한(?)맛이 나오지는 않을 터...
국멸치랑 같이 폭폭 끓여 국물을 만든 후..

국물이 만들어졌으면 순두부와 대파,청양고추,홍고추를 넣고 부족한 간만 액젓으로 약간 맞추면 끝이다.
맑은 국물인데 청양고추가 들어가 살짝 포인트를 줄만큼만 매콤하면서 순두부의 부드러운 맛이 꽤 매력있다.

둘다 다 먹을래요.ㅋ 두 가지 다 각각의 매력이 있다.
나머지 한 봉은 하얗게? 빨갛게? 고민이 많다.

마치 치킨 무 같지만 그런 새코롬 달코롬한 맛은 아니고 보는 것처럼 하얀 깍두기다.
하얀 순두부찌개가 꽤 괜찮아서 고춧가루 넣지 않은 하얀 깍두기를 검색하다 있길래 담가봤는데...?
아..글쎄 나는 깍두기가 아닌 깍두기 모양을 한 동치미가 됐다는....-,-"

마약깍두기라는 하얀 깍두기의 레시피는 이랬다.
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소금에 절인다.
소금에 30여분 절인 후 나온 물은 버리지 말고 양념에 넣는다고 되어있었다.
나는 남의 레시피는 참고만 하고 맹신하는 타입이 아니라 1시간을 절여서 국물이 많이 나왔다.

마약깍두기에는 "찹쌀풀"이 필요하다고 했다.
찹쌀가루와 물을 넣고 되직한 찹쌀풀을 만든 후 물에 중탕해서 식혔다.

양념으로는 액젓과 새우젓국(나는 없어서 액젓만) 청양고추(나는 색깔을 위해 홍청양도 추가했다.) 다진마늘..
설탕도 있었나? 나는 설탕도 1T정도 추가했다.


하루 지나서 확인해 보니 살짝 익은 냄새가 나면서 국물이 이렇게나 많이 생겼다.

하루 지나 냉장고에 넣고 3,4일 지나니 청양고추의 색깔은 누렇게 변했고 국물은 더 많이 생겼다.
나는 깍두기를 담갔는데 지금보니 동치미 수준의 물이 생겼다.
그럼 이 동치미스러운 마약 "국물" 깍두기의 맛은 어떨까?
기대 이상, 상상이상,보기보다 훨씬 시원하니 맛있다.
겨울무가 워낙 맛도 있거니와 아삭아삭 식감도 좋고 간이 우연인지 딱맞아
생각지도 않은 맛좋은 동치미를 먹게 됐다.

고춧가루를 넣은 깍두기는 이렇다.

깔끔한 저녁을 먹었다.
만약 고춧가루가 없거나 아껴 먹어야 하는"고춧가루 빈곤자"인 자취생들이 있다면
하얀 깍두기에 도전해 보는 걸 권해본다.
나처럼 동치미스러운 깍두기를 담가도 좋다.
덧글
저도 둘다 먹고 싶어요 하얀순두부 완전 맛날 것 같아요 ㅋ국물히 뽀얘서 더 개운할 것 같은 느낌 ㅎㅎ
하얀깍두기 완전 신박한데요 ㅎㅎ 하얀깍두기 국물도 완전 시원해보이네요^^
본의 아니게 동치미가 된 하얀 깍두기는 정말 국물이 션하니 맛있어서 덜덜덜 떨면서도 잘 먹고 있어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