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리꽃이 필 무렵, 이때가 햇감자가 나올 때다.
포슬포슬한 햇감자 얹은 감자밥도 해먹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어쩌다 모란에 내렸는데 그 날이 장날이란다.
삐쭉이빼쭉이 가지도 천 원어치 사다 무쳐도 봤다.

오른쪽 귀에서 삐--------------------이 소리가 며칠째 들려
병원엔 가지 않고 대신 마트에 가서 닭 한마리를 사다 푹푹 끓였다.
가지무침,부추김치,풋고추로 밥상 차려 먹고 귓병을 고쳐봤다.
이젠 병도 스스로 고친다.

모양대로 썰어 기름에 지진 후 양념간장 얹어 먹는 애호박요리인데
이게 또 은근 괜찮다.

더 맛있게 먹으려면 꼭 들기름에 부쳐서
비리지 않은 새우젓 국물을 살짝 추가하면 더더더 맛있다.
애호박과 새우젓은 아주 그냥....

햇감자가 맛있을 때니까 감자 넣고 삼치도 조렸다.
생선 감자조림도 꽤 괜찮다.

오이가 애호박만큼 싸니까 이때다 싶어 오이부추김치도 담갔다.
이젠 제법 맛이난다.

먹다먹다....저녁으로 먹을 게 더이상 없어서 순대를 샀다.
순대를 저녁으로 먹으려니 눈물이 훌쩍...
다시는 저녁으로 순대를 사지 않을 것을 굳게 맹세한 날이다.

낫토 얹은 밥
먹기 전, 먹으면서, 먹고 난 후 똑같은 생각을 했다.
"염소똥"을 얹은 밥 같으니라구...

부추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달래도 아닌 것이...
호기심에 사다가 무쳐서 살짝 익혀 먹어봤는데
은근 괜찮다.
이름은 아직도 모른다.

지금은 오이지를 담가야 할 때...

나에겐 이제 오이지박사"삘"이 보인다.
눈감고 소금 움켜잡기만 해도 기가막힌 오이지가 된다.
아삭아삭함하며, 간하며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오이지다.

돼지 앞다리살 고추장 볶음, 내가 먹고 싶어서 먹는 건 아니다.
자꾸 귀에서 삐....이삐이 소리가 나서 듣기 싫어서 괴기도 먹어준다.
먹으면 안 들려요...

"짜파구리"
내가 울적할 때랑 대파 한단 살 때면 해 먹는 별식이다.

미역국에 밥 말은 거 아니고 미역국에 현미밥을 끓여 만든 미역죽이다.
내가 그동안 좀 아팠다.
(덕분인지 때문인지 매년 3월이면 어김없이 앓던 "사쿠라앓이"를 올해는
그냥 넘겼다. 뒤늦은 5월의 사쿠라는 어디 없을까? 그 사쿠라가 이제서야 보고싶다.)

5월의 여름이니까 션한 물냉면 한그릇쯤 먹어야 산다.
"니들 오이지 얹은 물냉면 먹어봤어?"
나는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덧글
나이 먹어 그런가 뒷끝이 참 오래도 가네요.
맨 윗 사진 보니까 어렸을 때 밥에 감자넣어 감자에 밥알 붙어 그거 숟가락으로 잘라먹던 그 기억이 평소 하질 못햇는데 오늘은 기억났네요, 덕분에~~
필요할 때마다 새록새록 기억되는 거 보면 신기해요.
2016/06/11 00:12 #
비공개 답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