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려서 두 눈 가득 잠이 꽉 찼는데도 헛제사밥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제사가 끝나기 무섭게 허연 나물들을 비벼서 한 그릇 뚝딱 했었다.
아직도 기억에 있는데 제사 끝나고 탕국 주전자 들고 졸면서 부모님 따라가다가 오토바이에 치어
주전자째 한참을 끌려갔었다는 건 쉿 비밀@.@
내가 다치더라도 탕국은 양보 못해...
헛제사밥에 꼭 빠지지 않았던 무숙채, 지금처럼 들깨가루를 넣지 않고
소금과 국간장만을 넣은 제사 나물이었는데 어린 내입맛에 부들러우니 딱이었다.
무가 비싸도 맛있을 때 먹어야 하니 무를 또 샀다.
역시 겨울무다.
무채(무생채보다는 굵어야 한다.물론 굵기도 선택이다.)
다진 대파,대파채(색을 위해 녹색부분만 굵은 채를 썰었다. )다진마늘..
들기름, 역시나 들기름이 더 맛있다.
없다면 식용유, 올리브유는 개취껏...
무나물을 더더더 맛있게 하는 들깨
볶지 않은 통들깨가 있어 물에 씻은 후 성글게 갈았다.
1.기름에 다진마늘과 무채를 볶다가 물을 넣고 무가 투명해 질 때까지 뚜껑을 닫아 익힌다.
2. 무가 투명해지면 소금간을 하고 대파를 넣어 약간 더 익힌다.
기호에 따라서 액체조미료(액젓,국간장)으로 맛내기를 한다.
소금간을 하지 않고 액젓,국간장만으로 간을 하면 무숙채의 색이 검게 될 수 있으니 소금과 같이 써서
간을 맞춰야 한다.
3.마지막에 들깨 빻은 걸 넣고 뚜껑을 닫아 예열로 무를 조금 더 익힌다.
4.무가 본인이 원하는 만큼 익으면 파의 푸른 부분을 넣고 마무리 한다.
들깨 껍질째 빻은 게 지저분해 보여 싫다면 거피(껍질 제거한 들깨가루를 넣어도 된다)
색을 위해 파의 푸른 부분을 넣는 편이 더 보기에 좋다.
색을 위해 당근은 좀 ...?
이도저도 넣지 않고 깨끗하게 볶아도 물론 맛있다.
겨울무,뭘해도 맛있다.
원래 이렇게나 고춧가루를 많이 넣을 생각은 없었는데 굴 보고 흥분했던 듯...ㅋ
무가 맛있으니 과하게 들어간 고춧가루 폭탄인 무생채도 맛있다.
그런데 무숙채 해먹어보니 무숙채가 훨씬 더 맛있다.
제대로 한그릇이 됐다.
무를 빨리 익히기 위해 소금물에 데치거나 곱게 썰기도 하는데 굵게 썰어야 씹는 맛이 있고
데치지 않고 그대로 볶아도 금방 물러서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무숙채가 원래도 이렇게 맛있었나 싶게 볶으면서 반은 집어 먹었다.
어디 물리게 먹어보자 싶어 내일 또 볶아 볼 생각이다.
참...이 무숙채는 차갑게 식혀서 먹어야 더 단맛이 있고 맛있다.



덧글
(아닐지도 어쩌면 한번쯤은 댓글을 달았는지 저도 가물해서 그냥 처음이라 생각해봅니다 ㅋ)
솜씨좋고 손끝 야무진 음식에 침흘리고
더불어 좋은 글 솜씨에 웃기도 하고 종종 방문하고 있어요.
제 이글루 비번을 까먹어 비로긴하는거니 오해는 없으시길 ㅎㅎ
무나물 이게 참 웃긴게요
어릴때는 대체 저걸 왜 먹나,
저게 무슨 맛인가 이해를 못했는데
제가 나이를 먹었나봐요.
무의 단맛이 무엇인지도 알고,
허언멀건한 저 무나물이 밥이랑 먹으면 꿀떡꿀떡 절로 넘어가는걸 알았네요.
지금 사무실인데 ㅎㅎㅎㅎ 미치겠어요 ^^
몇 년 동안 꾸준히 지켜봤다고 하시니 뭔가 들킨 느낌입니다.
여튼 반갑습니다.
자주자주 오세요.
그냥저냥 속풀이겸 하는 블로거라 특별할 건 없지만요.
저는 무나물의 맛을 너무 어릴 적부터 안 터라 여전히 맛있어요.
엄마나 할머니께서 만들어 주신 그 손맛 들어간 무나물과는 너무 먼 맛이지만요.
제 입맛으론 나이를 몰라요.ㅋ
주말엔 날씨가 더 추워진다고 합니다.
외출 삼가하시고 집에서 무나물이라도 만들어 보심이 어떠실지요.ㅋ
감기 조심하세요.
왜 들기름이나 식용유 등은 되는데 참기름은 언급하지 않으셨는지요? 참기름은 이 나물에 어울리지 않나요?
나물하면 대체로 참기름에 많이 버무리잖아요.. ㅎ
요리 초초초보가 올리는 질문입니다 ㅎㅎㅎ
전 아직도 무나물의 맛을 모르겠네요 ㅠㅠ
저는 참기름을 볶음에 잘 안 써요. 올리브오일은 드레싱이나 오일파스타이외 버터는 카라멜 어니언 정도만 써요. 향 때문에요..
일단 참기름은 무침에 한 방울 정도는 향과 맛이 꽤 괜찮은데 볶으면 탄내와 쓴맛이 나서 별로네요.
그리고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참기름은 센불을 가하면 영양소 파괴는 물론 좋지 않은 뭔가가 생긴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어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서더 잘 안 써요.
또 들기름을 먹어 버릇하니 들기름이 나물이나 무침에도 훨씬 맛있더라고요.
제가 참기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거 일 수도 있는데 무엇보다 맛이 들기름이 더 괜찮아서요.
무나물 싫어하는 사람 많아요.질감도 그렇고 모양도 그래서요.
저야 어릴 적부터 익숙해졌는데 어른 되면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시더라구요.
나이 먹을 때까지 기다려 보심이..ㅋ
날이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