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늙처의 일주일 저녁 맛있는 요리

이도저도 다 귀찮은 날, 밖에서 하도 쓸데없는 개소리를 듣고 왔더니 더 지쳐서
내가 세끼 중 가장 잘 먹는 저녁을 양보했다.
그렇다고 저녁을 안 먹는 건 아니고 "밥,쌀"을 안 먹었다는 거다.

간단하게 도토리묵에 처리용 적채와 오이를 얹고 양념간장 끼얹어서 한 접시 준비했다.
개소리도 잊게 해주는 양념간장의 참기름맛, 도토리묵이 이렇게 입맛 돌게 하는
에피타이저 역할을 하다니...
라면물 끓이고 싶은 거 간신히 참았다.


다음 날 저녁엔 전 날 꾹꾹 참았던 너구리와 도토리묵 먹겠다고 넉넉히 만들었던 양념장을 쌀밥이랑 비벼서 먹었다.
나...... 병원에 다시 가봐야 할 거 같다.
어쩜 내가 개떡같이 한 밥도 이렇게 맛있는지 말이다.
이젠 양념간장에 밥만 비벼서 먹어도 맛있다.
4계절 변함없는 이런 입맛도 드물지 싶다.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무쳤다.
이젠 대충 있는 양념만 넣고 주물러도 기본맛은 나온다.
기본맛 나올 때도 됐기는 됐다. 혼자 고기 주물러 먹은지 어언 몇 년이더냐...

있는 거 없는 거 다 꺼내니 또 차려진다.
 냉이된장국 한 솥 끓여서 일주일 먹었다.
제법 냉이맛이 난다.



돼지양념볶음이 남아서 오이만 넣고 김밥을 말았고
날씨가 쌀쌀해서 어묵탕을 끓였다.
김밥과 어묵은 빼도박도 할 수 없는 커플이다.

이런 밥상은 내가 정말 밥하기 싫은 날이다.
그치만 먹어야 하니 후라이팬 하나로 끝을 본 날이다.

이건 순서가 좀 바뀐듯 한데..
꽁치과메기 남은 걸 단짠맛 나게 조려서 역시나 김에 말았던 거다.
오색찬란한 김밥 속재료 준비는 시간도 많이 걸리니 이렇게 남은 재료는 무조건
김에 말면 답이 나온다.


그리고 칼국수와 유부초밥

"엄마, 난 이렇게 매일 저녁 다양하게 잘 먹고 있으니
밥 굶을까 걱정하지 마세요."


밥 굶을까 걱정해야 하는 엄마는 얘네 엄마네요.
모델 박모씨는 키 179cm/ 몸무게 47kg, 4주 넘게 "물만" 마시고 너무 힘들 땐 바나나를  한 개도 아닌 반 개만 먹는답니다.
너무 놀라운 건 4주 넘게 물만 마시면서도 살 수 있다고 하니 손사장 씨 모친은 조금도 걱정하지 마세요.


덧글

  • ㅎㅎㅎ 2017/02/15 18:33 # 삭제 답글

    음식도 맛있어보이는데 글도 맛깔나요. 맛있는 식사 하세요~
  • 손사장 2017/02/16 11:00 #

    이젠 음식도 맛깔나게 해보겠습니다.ㅋ

    저녁을 언제까지 이렇게 스스로 해서 먹어야 하나 우울해져요.
  • 따뜻한 늑대개 2017/02/15 22:11 # 답글

    뚝딱뚝딱 음식을 잘 만드시네요 ㅠㅠ
  • 손사장 2017/02/16 10:59 #

    혼자 오래 살다보니 이젠 어찌해도 기본맛은 나오네요.
  • Mirabell 2017/02/16 20:33 # 답글

    단촐해보이면서도 화려한 식탁이네요! 게다가 맛깔스러워보이기까지!
  • 이글루스 알리미 2017/02/17 10:06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2월 17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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